한미, 관세협상 합의…상호관세 15%·현금투자 年 상한 200억불

김재성 기자 김재성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9 22: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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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미 양국은 총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간 투자 한도는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29일 합의했다.

상호 관세율은 지난 7월 합의된 대로 1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양측은 대미 투자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을 공식 문서에 명시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양국 모두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5개월간 이어진 한미 관세 협상이 마침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와 비슷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미국과 일본이 맺은 금융 패키지와 유사하지만,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정한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또 “연간 200억 달러라는 한도 내에서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외환 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일명 ‘마스가 프로젝트’로 불리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 사업은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김 실장은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인 안전장치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며, 이를 양해각서에 명확히 명시했다”면서, 투자위원회와 협의위원회를 운영해 양국이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업은 사전에 걸러내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한미 양국이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고, 20년 이내에 원리금 전액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29

다만 미국 측은 원리금 회수 이후에는 수익 배분을 9(미국)대 1(한국)로 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김 실장은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우산형’ 특수목적법인 구조를 설계해 위험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미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한 국내 기업을 선정하고, 한국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한 점도 합의에 포함됐다.

김 실장은 이미 체결된 미일 관세협상과 비교해도 이번 한미 협상에서 더욱 강화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던 자동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 역시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한 품목별 관세 중 의약품과 목재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되고, 항공기 부품,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김 실장이 밝혔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관세가 조정된다. 쌀과 쇠고기 등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은 막았으며, 검역 절차에서는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해 상호 접점을 찾았다.

향후 절차와 관련해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펀드 기금을 신설하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첫날부터 관세 인하가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패키지 협상의 경우 '팩트 시트' 작성에 2~3일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상 분야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산업부 장관 간 서명이 끝나는 대로 법안 제출 절차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협상 과정에 대해서는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전망이 밝지 않았으나, 오늘 급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해서 타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해 미국 측의 양보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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