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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25.10.31 연합뉴스 제공 |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4개 기업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협력은 최대 14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을 활용하여 한국은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31일, 엔비디아가 국내외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사전 브리핑에서 이루어졌다. 엔비디아는 한국의 AI 인프라와 기술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GPU 공급을 통해 자동차, 제조, 반도체, 통신 등 주요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대 5만 개의 GPU를 배치하여 기업의 AI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과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각 최대 5만 개의 GPU를 도입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 개의 GPU를 활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의 전체 AI GPU 수량은 6만 5천 개에서 30만 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로써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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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현재 GPU 수요는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한국이 우선적으로 GPU를 받을 수 있도록 엔비디아는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GPU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로, 가격은 대략 3만에서 4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총 공급 규모는 10조에서 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하드웨어 거래를 넘어 플랫폼 동맹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정부와 4개 기업은 GPU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AI 팩토리는 지능을 생산하는 장소로,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반도체, 제조, 통신, 게임, AI 스타트업 등 탄탄한 밸류체인과 AI 인프라를 실제 산업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5만 개의 GPU를 탑재한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AI 기반 제조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오픈소스 기반의 대형 언어 모델인 네모 트론과 쿠다(CUDA)-X, 옴니버스 등 엔비디아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반도체 제조 속도와 수율을 개선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엔비디아는 이미 AI 시대를 내다본 혁신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 함께 변화를 주도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표준과 혁신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SK그룹도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AI 팩토리를 설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트윈과 AI 에이전트 개발을 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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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3 [공동취재] |
SK텔레콤은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GPU를 활용하여 국내 소버린 AI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은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의 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은 엔비디아와 AI를 국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엔진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AI 기반 모빌리티'를 위한 블랙웰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AI 팩토리는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의 거대 모델들을 훈련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차의 AI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정부와 함께 3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여 피지컬 AI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LG그룹도 엔비디아와 로보틱스 및 의료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활용하여 스타트업과 학계의 암 진단 연구 생태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LG AI 연구원, 네이버클라우드, NCAI, SK텔레콤, 업스테이지와 협력하여 소버린 LLM을 개발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AI 네이티브 6G 무선 네트워크와 AI 무선접속망(RAN) 개발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연세대학교가 참여한다. 엔비디아는 "통신망은 모든 국가의 핵심 인프라이자 경제 전체의 디지털 신경망"이라며, "6G는 통신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모든 과정이 AI 네이티브 형태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엔비디아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함께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국가 슈퍼컴퓨터 '한강'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이러한 대규모 협력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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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포항경주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그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2025.10.31 연합뉴스 제공 |
"이번 협력은 한국이 AI 시대의 선두주자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엔비디아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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