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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 |
[아시아뉴스 = 김영상 기자]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의 외교 분쟁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이번엔 북한 측이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웹사이트를 폐쇄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웹사이트에 접속한 결과 "해당 웹 사이트가 비활성화됐고 관리자에게 연락하라"는 영문 문구만 남은채 빈 화면이 구동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7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당한뒤 미국 등이 나선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양국 관계에 냉기류가 흐른 바 있다.
당시 북한 측은 합리적 의심과 정황 증거 등에도 불구하고 김정남 암살에 관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자국에서 일어난 암살 사건에 국제적 이슈에 주목 받게 된 말레이시아 정부 측은 북한의 '책임 떠넘기'를 강력히 비판 하기도 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는 별다른 공식 입장 없이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근무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북한 현지 대사관 운영을 사실상 중지 하면서 당시 외교 소식통을 통해 "외교 업무 조정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만 내놨다.
'단교'의 단초가 된 건 최근 북한 측의 공식 발표였다. 북한은 지난 18일 외교 라인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으로 넘겼다는 이유를 들어 '외교관계 단절'을 공식 선언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틀뒤 말레이시아 정부는 말레이시아 현지에 머물고 있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 등 30여 명에 대한 추방 조치를 내리며 맞불을 놨고, 다음날인 21일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대사관은 폐쇄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미 두 나라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한 외교 전문가는 "지난 '김정남 암살'에도 '단교'까지는 이르지 않았 양국 간의 외교관계가 48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며 "이번 사건으로 북한과 말레이시아 관계뿐 아니라 북·미 비핵화 협상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유엔(UN)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을 위해 돈세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남성 문철명을 미국으로 송환하라는 하급 법원의 판결을 확정지은 바 있다. 문철명측은 미국이 주장하는 혐의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김영상 기자 kysang@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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